ATRAC 3D

 어떤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 눈앞에 있어도 버튼이 너무 작거나, 힘이 부족하거나, 조작이 어려워 마음껏 가지고 놀기 힘들 수가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장난감을 아이에게 맞춰보자!”라는 마음에서 시작됐고, 아이들이 더 편하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장난감의 조작 방식을 각 아이의 움직임에 맞게 새롭게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Chapter 1. 어떤 장난감을 바꿔볼까요?

 처음에는 여러 가지 장난감을 직접 만져보고 장애 아동들이 실제로 사용할 때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겪을지 하나씩 관찰하는 과정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떤 장난감은 버튼이 작고 힘이 많이 필요했고, 어떤 장난감은 조작 위치가 멀거나 손의 움직임이 섬세하게 요구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살펴본 장난감들 가운데 조금만 방식이 바뀌면 아이들이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세 가지 장난감들을 개조 대상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이 장난감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어떤 점을 개선하고 어떻게 바꿔 나갔는지 차례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강아지 장난감	농구 장난감	비눗방울 장난감

 위 세 가지 장난감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개조를 진행했던 장난감들이었습니다. 각 장난감이 가지고 있던 불편한 점과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개선했는지를 시리즈 형태로 나누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게시물에서는 그중 첫 번째로, 강아지 장난감을 개조한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Chapter 2. 어떤 점이 어려웠을까요?

 처음으로 살펴본 강아지 장난감은, 강아지의 머리를 직접 쓰다듬거나, 함께 들어있는 유선 스위치를 연결해 버튼을 누르면 산책하듯이 강아지가 앞으로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는 장난감이었습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장애 아동들이 사용하기에는 몇 가지 불편한 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1) 장난감을 조작하기 위해 항상 가까이에서 따라다녀야 한다

 강아지를 움직이려면 머리를 직접 만지거나 유선 스위치를 들고 이동해야 해서, 움직임이 제한된 아이들에게는 사용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2) 스위치를 누르는 데에 손 기능이 필수적이다

 유선 스위치는 작은 버튼을 일정한 힘으로 눌러야 해서, 손힘이 약하거나 섬세한 손동작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조작 자체가 큰 어려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Chapter 3. 어떻게 바꿔볼까요?

 강아지를 쓰다듬으면 움직이는 기능은 겉으로 보이는 스위치가 따로 없어, 먼저 장난감에 포함된 유선 스위치의 구조를 살펴보았습니다.

유선 스위치 내부 모습

 내부를 확인해보니 단순한 접점 방식의 스위치가 오디오 케이블을 통해 연결된 형태였습니다. 이 구조라면 스위치를 직접 누르지 않고 외부 장치에서 신호를 대신 전달해 주기만 하면 같은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개조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조작 방식을 새롭게 구성해보기로 했습니다.

1) 멀리서도 강아지를 움직일 수 있는 ‘원격 조작 방식’ 적용

 기존에는 강아지 옆에 붙어서 머리를 만지거나 유선 스위치를 눌러야만 작동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원하는 위치에서 편하게 놀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무선 통신 가능한 전용 리모컨과 수신기를 만들어 장난감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2)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외형 구성

 강아지 장난감은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가지고 노는 물건이기 때문에, 추가되는 장치들이 너무 눈에 띄거나 원래의 귀여운 외형을 해치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내부 스위치를 대신 눌러주는 회로와 통신 모듈, 전원 장치를 강아지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작은 외부 수신기 형태로 구성해, 장난감의 이미지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무선 조작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Chapter 4. 제작과정은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원격 조작 방식과 외형 구성 방향을 정한 뒤에는, 실제로 아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송신기(리모컨)와 수신기(강아지 쪽 장치)를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장난감이 가진 원래의 동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기능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설계해 보았습니다.

1) 개조에 필요한 요소 선택하기

 강아지를 멀리서도 조작할 수 있으려면, 스위치 신호를 무선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습니다. 버튼을 눌렀을 때 강아지가 움직이기까지의 반응이 빠르고, 방향 제약이 적다는 점을 고려해 송신기와 수신기에는 RF 통신 모듈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장난감 내부 스위치를 사람이 직접 누르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는 접점을 대신 연결해 줄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수신기 내부에는 MOSFET 기반 스위치 대체 회로를 구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무선신호 처리와 스위치 작동을 포함한 전체 동작은 소형 아두이노 보드가 제어하도록 구성해, 송신기와 수신기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장난감을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RF 통신 모듈	N-MOSFET	아두이노 나노

2) 개조과정

 개조 방향과 전체 구조가 정해진 뒤에는, 실제로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송신기와 수신기 제작과정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강아지 장난감을 멀리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먼저 리모컨 역할을 하는 송신기와 장난감 안쪽에서 움직임을 제어하는 수신기를 서로 분리된 두 장치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제작을 진행했습니다. 송신기는 버튼을 누르면 무선신호를 보내고, 수신기는 그 신호를 받아 장난감 내부의 스위치를 대신 눌러주도록 설계하였습니다.

 ① 송신기 디자인 – 핸들형과 빅버튼형

 처음에는 장난감에 기본으로 포함된 유선 스위치를 참고해 손에 쥐고 누르는 핸들형 송신기를 제작했습니다. 작동도 잘 되고 외형도 장난감과 잘 어우러졌지만, 내부 회의 과정에서 실제 사용 상황을 가정해보니 버튼 크기가 너무 작아 손 기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조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버튼 면적을 크게 넓힌 빅버튼형 송신기를 추가로 만들어 누구나 더 가볍게 누를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두 형태의 송신기는 아이의 손 크기나 힘에 맞춰 골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핸들형 송신기	빅버튼형 송신기

 ② 수신기 디자인 – 장난감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수신기는 무선신호를 받아 스위치를 대신 눌러주는 동작이 필요했기 때문에, 통신 모듈과 전원, MOSFET 회로 등 여러 구성 요소가 들어갔습니다. 완성하고 보니 생각보다 크기가 컸었고, 이를 바로 장난감 외부에 붙이면 외형적으로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아지 장난감에 장착할 수 있는 작은 짐수레 형태의 케이스를 만들고, 그 안에 수신기 장치를 넣어 감추는 구조로 설계했습니다. 장난감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면서도 내부 장치가 눈에 띄지 않아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짐수레형 수신기 케이스	수신기 장착 상태

 ③ 작동 확인

 송신기와 수신기를 각각 완성한 뒤 실제로 연결해 동작을 확인해보니, 버튼을 눌렀을 때 강아지가 문제없이 움직이며 계획한 대로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Chapter 5. 마무리하며

 이번 개조 작업은 강아지 장난감의 구조를 차근차근 살펴보고 필요한 요소들을 더해가며, 원래의 움직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아이들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보았습니다.

장난감 개조 완성 사진

  송신기와 수신기가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여러 차례 확인해 본 결과, 버튼을 누르면 강아지가 무선으로 반응하며 움직이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었고, 외형적으로도 강아지 장난감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 덕분에 사용 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강아지 옆에서 계속 따라다니며 스위치를 눌러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아이들이 원하는 자리에서 편하게 버튼만 눌러도 강아지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이번 개조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강아지 장난감 개조과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작은 레버를 눌러 농구공을 튕겨 넣는 농구 장난감을 아이들이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바꿔본 과정을 이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